물류비 계산기

서브 비주얼

이커머스 물류는 단순업무가 아닙니다.

물류비도 중요하지만 서비스가 더욱 중요합니다.

STORY

이커머스 물류센터 위킵에서 만난 온디맨드

이커머스 물류센터에서는 무슨 일을 할까. 우선 쇼핑몰에서 판매할 물건을 물류센터에 재고로 보관한다. 고객 주문이 발생하면 해당 상품이 보관된 위치로 작업자가 이동하여 상품을 픽업한다. 픽업한 상품을 작업대로 가지고 와서 포장한다. 그렇게 포장된 여러 박스를 물류센터에 방문 픽업(집하)을 온 택배기사에게 넘긴다. 이후는 택배의 허브앤스포크 프로세스를 따라간다.

 

간단해 보이는 업무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물류센터에서 픽업하고 포장하여 출고하는 택배 상자의 숫자는 업체 규모에 따라서 하루에 수천, 수만개를 넘어가기도 한다. 또 물류센터가 오죽 넓은가. 수백수천평은 기본이고, 수만평 이상의 물류센터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상품 위치까지 이동해서 포장 작업대까지 집어오는 단순한 작업에 드는 시간마저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작업 시간은 한정돼 있다. 택배기사가 물류센터에 방문 픽업을 오기 전에 최대한 상품을 피킹하고 포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에게 한국의 택배 프로세스가 자랑하는 ‘익일배송’을 선물해줄 수 있다. 괜히 이커머스 업체에 당일 발송을 보장하는 ‘주문 마감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한정된 인력으로,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의 생산성을 뽑아내는 것은 대부분의 이커머스 물류센터가 추구하는 바다. 그래서 이커머스 물류센터가 생산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출고량’이다. 바꿔 말하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상품을 피킹하고 포장해서 택배업체에 넘겼는가가 이커머스 물류센터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전담 매니저가 ‘생산성’ 만들까

 

이커머스 물류센터가 생산성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단적인 예로 로봇이 상품을 픽업해서 작업자에게 전달해주는 셔틀(Shuttle)이나 AGV(Automated Guided Vehicle)와 같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돈이 많이 든다.

 

돈을 적게 들이고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커머스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업체 위킵은 ‘전담 매니저’ 도입이 생산성을 올리는 한 방법이 된다고 말한다.

 

위킵 물류센터는 여타 물류센터처럼 프로세스별로 ‘입고 담당자’, ‘재고관리 담당자’, ‘포장 담당자’, ‘출고 담당자’를 나누지 않는다. 위킵맨이라고 불리는 전담 매니저가 입고부터 재고관리, 포장, 출고, CS까지 모든 물류 업무를 총괄한다. 즉, 프로세스별로 업무를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화주사별로 업무를 분배했다.

 

위킵에 따르면 화주 고객사는 자신의 물류를 담당하는 한 명의 전담 매니저와 소통을 통해 물류 현장의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돌발 상황에 대한 빠른 응대를 받는 것 또한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화주사가 배송 사고가 잦은 한 고객에게 퀵서비스를 보내달라고 요청한다면 전담 매니저가 물류센터 현장 운영 상황을 고려해서 그 요청을 받아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보영 위킵 대표는 “물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다른 물류센터 현장과 위킵 현장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담 매니저를 통해 화주 고객사가 느끼는 만족도는 상상 이상”이라며 “위킵이 단순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일용직이 아닌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정규직 전담 매니저를 두고 물류를 처리하는 이유도 하루 출고량을 기준으로 전담 매니저의 생산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 말했다.

 

정말일까. 대체 전담 매니저가 무슨 일을 하길래 물류센터의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천 연안부두 근처에 있는 위킵 물류센터에 방문했다. 여기서 위킵 전담 매니저의 업무 프로세스를 따라가 봤다.

 

 

사람 이름이 적힌 진열대

 

그렇게 들어선 위킵 물류센터. 흔히 봤던 3PL 물류센터의 그 모습이지만, 특이한 점이 하나 보인다. 물류센터에 가득 찬 5층 진열대(Rack) 옆에 담당 매니저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이다. 위킵은 진열대의 일정 구역(Zone)을 상품이 아닌 직원 이름으로 할당했다. 그 구역에 보관된 상품과 관련된 모든 물류를 책임지는 이들이 전담 매니저 위킵맨이다.

 

 

 

 

실제 전담 매니저는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의 물류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누군가 시켜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전담 매니저는 진열대의 상품 보관 위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상품 출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품은 출고장과 가깝거나 층고가 낮은 곳에 배치한다. 반대로 상품 출고가 잘 일어나지 않는 상품은 출고장과 먼 곳에 배치한다. 안전재고로 보관하고 있는 품목은 지게차를 이용해야만 뺄 수 있는 층고가 높은 진열대에 배치한다. 물류학 교과서에 나오는 ABC 기법을 직원들이 스스로 적용하는 모습이다.

 

전담 매니저는 품절이 우려가 되는 재고가 보이면 고객사에 전달하여 추가 상품 입고를 요청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위킵의 시스템은 전담 매니저와 화주사가 입고와 함께 설정한 ‘적정재고’ 아래로 재고가 떨어지면 추가 입고를 요청하는 알람을 자동 발송해주기도 한다.

 

 

데이터의 기준을 세우는 검수


입고 이후 중요한 작업은 ‘검수’다. 위킵은 입고 상품은 전수 조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고, 이 또한 상품을 입고한 화주사의 전담 매니저가 담당한다. 전담 매니저는 입고 상품이 들어오면 먼저 고객사에 요청을 하여 ‘입고 리스트’를 받는다. 해당 리스트와 대조하여 실제 물류센터로 들어온 상품 수량이 일치하는지, 혹 하자나 이상이 있는 상품은 없는지 확인하고 조치한다.

 

 

 

 

이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실물 상품을 전산화 하는 첫 번째 과정이기 때문이다. 입고 과정에서 데이터가 틀어지면, 이후 아무리 재고 관리를 잘하더라도 실제 상품의 수량과 전산 상품 수량은 맞지 않게 된다.

 

위킵 전담 매니저는 전수 조사가 끝나면 낱개 제품 단위 혹은 박스 단위로 바코드 라벨링 작업을 한다. 이렇게 바코드 라벨링을 마친 박스를 진열대의 적재한다. 진열대에도 바코드 라벨이 부착돼있는데, 진열대 바코드 라벨과 박스 바코드 라벨을 하나씩 스캔하면 시스템이 해당 위치에 상품이 들어갔다는 것을 기억한다. 예를 들어서 148 봉투의 웰츠 키튼 고양이 사료 한 박스가 PG-25-02(PG 진열대의 25번째 칸의 2층이라는 뜻)에 위치했다는 데이터를 시스템이 기억하는 것이다.

 

 

 

 

연결되는 데이터

 

위킵 전담 매니저가 당연히 매일매일 하는 일은 ‘출고’다. 이커머스의 특성은 매일매일 서로 다른 수많은 고객의 산발적인 고객 주문이 발생한다는 것이고, 제한된 시간 안에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실수 없이 피킹하고 포장하여 택배기사에게 넘기는 과정이 출고 프로세스다.

 

그래서 위킵 전담 매니저가 출근하고 나서 바로 하는 일은 전날 주문 마감시간인 오후 2시부터 쌓인 고객 주문을 일괄 수집하는 것이다. 화주사가 판매하는 모든 채널, 그러니까 11번가, 지마켓,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발생한 고객 주문을 일일이 수집했다면 참 오래 걸렸겠지만 다행히 이것은 주문 데이터 크로울링을 통해서 해결했다고 한다. 전담 매니저는 담당 화주사의 미출고 주문건을 즉각 시스템을 통해서 확인 가능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피킹 리스트’와 ‘택배 송장’을 출력한다. 이것이 출고 업무의 시작이다.

 

 

 

이후 전담 매니저는 출력한 피킹 리스트와 택배 송장을 가지고 해당 상품이 보관된 공간으로 이동해서 상품 피킹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는 한 고객별로 피킹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화주사의 전체 주문에 대한 총괄피킹(Batch Picking)을 하여 포장(Packing) 작업대까지 옮긴다. 전담 매니저가 매일매일 출고 작업을 진행하는 화주사이기 때문에 상품 보관 위치는 그들의 머리가 기억한다. 혹여 휴가 등 전담 매니저의 사정으로 대체 인력이 투입된다면 시스템을 통해 상품이 보관된 위치를 로케이션 번호로 확인할 수 있다.

 

 

온디맨드 물류로


포장 작업이 가능한 이동식 선반은 전담 매니저가 담당하고 있는 진열대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곳까지 출고될 상품들을 모두 가지고 온 다음 합포장 작업을 진행한다. 합포장이라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한 고객이 같은 쇼핑몰에서 구매한 여러 상품을 한 박스에 넣는 작업이다.

 

 

 

이 프로세스에서 특이한 부분은 위킵 전담 매니저가 고객사의 사전 요청에 따라 ‘가공’ 작업을 추가해주기도 한다는 점이다. 가공이란 고객의 요청에 따라서 단순 피킹과 포장 외에 추가 작업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중국 공장에서 바로 입고되는 패션 상품과 같은 경우는 별도의 포장이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고객이 요청할 경우 비닐 포장을 추가로 해준다. 라벨이 붙어있지 않은 패션 상품에 쇼핑몰 브랜드 라벨을 부착해주는 작업도 해준다. 쇼핑몰이 요청한 양식의 편지를 인쇄해서 포장에 넣어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전담 매니저는 고객사가 요청하는 물류와 관련된 다양한 요청에 현장 리소스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가부 여부를 응대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가공 작업은 공짜가 아니다. 전담 매니저와 고객사의 협의를 통해 별도의 비용이 부가된다. 장 대표는 “쇼핑몰이 이벤트를 맞이하여 1만명의 특정 고객에게 초코파이 하나와 비타민C 한 봉투를 함께 포장을 해주고, 카드를 넣어달라고 하면 일반 B2B 물류센터에서는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는 별도의 비용을 받고 고객의 특수한 요청에 맞춘 응대를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담 매니저는 반품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한다. 이날 물류현장에는 포장 박스가 심하게 훼손된 반품 하나가 들어왔다. 이 경우 전담 매니저는 고객사에 먼저 상품의 상태를 전달하고 추후 조치 방안을 논의한다. 고객사에 따라 다르지만, 만약 상품 박스만 손상됐을 경우는 새로운 박스로 교체하여 재판매를 하기도 한다. 만약 상품 내부도 심하게 손상이 됐을 경우 고객과 택배사의 귀책을 판단하여 보상을 받아서 고객사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전담 매니저의 역할이다.

 

 

 

 

장 대표는 “고객사 요청이 있을 때마다 최대한 맞춰서 물류 서비스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물류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사도 있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에 상품 입고가 들어왔는데 상품에 라벨도 안 붙어있고, 고객사가 입고 리스트도 안 보내준다면 우리는 그 상품이 무엇인지 도저히 확인을 할 수 없다”며 “이런 경우에는 업체들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해줘야 되는 것은 무엇인지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배포한다. 물류회사는 결국 ‘표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그 접점을 찾아가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https://byline.network/2019/10/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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